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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책19

[추천도서]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 심채경 제목에 끌렸다. 소설인지 에세이인지도 모르는 채 빌려왔다. 몇 장 후루룩 넘겨보고 천문학 관련 책인가보다, 딱딱한 책이겠구나 하고 책꽂이에 몇일을 내버려두었다. 그러다 잠깐 비는 시간이 생겨 이 책을 챙겨들었다. 별 기대도 없이. 프롤로그부터 빠져들었다. 그리고 프롤로그부터 심채경 박사님의 글솜씨와 천문학에 대한 사랑이 잔잔하게 느껴졌다. 거리와 각도, 시차를 설명하기 위해 칠판에 옴싹 달라붙어서, 모두가 보고 있지만 아무도 보지 못하게 애쓰며 점 두 개를 칠판에 찍고는 돌아서서 이토록 흥미진진한 것은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학생들을 바라보던 그 순간, 무미건조한 중년 아저씨의 눈에서 반짝, 소년이 지나갔다. 술이나 산해진미도 아니고, 복권 당첨도 아닌데, 하다못해 아름다운 '연주씨'를 만난 것도 아니고 .. 2022. 4. 14.
[추천도서] 지구 끝의 온실 – 김초엽 김초엽 작가의 장편이다. 지난번에 읽은 『행성어 서점』이 이런저런 소재들을 툭툭 던져놓은 것 같더니, 그 중에서 몇 가지가 발전되어 이 책이 탄생한게 아닌가 싶다. 뭐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더스트로 인한 대멸망의 시대를 한차례 겪고 재건된 지구. 더스트생태연구소의 식물생태학자 아영은 어느 날 해월이라는 한 폐허 지역에서 덩굴식물 모스바나가 빠르게 번식해 문제가 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현장으로 향한다. 단순 이상 증식 현상이려니 생각하던 아영은 그 식물들이 번식해있는 곳에서 밤에 푸른빛이 목격되었다는 얘기를 듣고 문득 어린 시절 옆집에 살던 이희수 노인의 방치된 정원에서 보았던 푸른빛을 떠올린다. 아영을 식물생태학자의 길로 들어서게 만들었던 그 덩굴식물. 왜 갑자기 그 덩굴식물들이 아무것도 없는 해월.. 2022. 3. 17.
[추천도서] 생각이 너무 많은 서른 살에게 – 김은주 오늘의 내가 완벽할 리 없다. 오늘과 별반 다르지 않은 어제의 나 역시 볼품없다. 일주일 전의 나도 그렇고, 1년 전 나도 그렇다. 그런데 그 모자란 듯한 내가, 하루를 살아 내고 일주일을 살아 내고 1년을 살아 낸 다음, 몇 년이 지나서 뒤를 돌아보면 어느새 훌쩍 성장해 있다. 어제와 별반 다르지 않은 오늘이라고 오늘을 살지 않고 어제에 머물러 있지 않기를 바란다. 내일을 맞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내일을 포기하지도 않기를 바란다. 오늘을 살아야 한다. 그 날이 그 날 같고, 오늘 하루 열심히 살아도 아무 일도 안 일어날 것 같지만, 그런 하루하루가 모여 1년이 되고 10년이 되어 나를 만든다. 느려도 괜찮으니 오늘의 나를 열심히 살아 내길 바란다. 어느 날은 망한 듯하고, 어느 날은 빗나간 듯하고.. 2022. 3. 10.
[추천도서] 작은 별이지만 빛나고 있어 – 소윤 베스트셀러 목록에 있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집어 들었다. 에세이는 좋아하지만 힐링에세이는 그다지 내 취향이 아니다. 특히나 힐링이나 위로라는 말이 들어간 젊은 작가들의 책은 그동안 썩 마음에 와닿는 책이 많지는 않았던 것 같다. 사람마다 힐링이 되는 포인트가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 『작은 별이지만 빛나고 있어』는 인스타 감성의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여백이 많은 글과 중간 중간 들어있는 사진들이 꼭 인스타에 올려진 글들 같다. 사진이 여유롭고 따뜻해서, 별을 바라보는 마음이 예뻐서 그래도 나름 따스한 마음으로 읽은 것 같다. 마음에 와 닿았던 글 몇 개 옮겨본다. 살다 보면 피해 갈 수 없는 아픔과 고통이 우리를 젖게 한다. 그럴 때 내가 할 수 있었던 건 그저 받아들이는 거였다. 빠.. 2022.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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