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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소설16

[추천도서] 어디에도 속하지 못했던 재일동포들의 분노와 슬픔 - 파친코(이민진) 구상부터 탈고까지 무려 30년이 걸렸다고 한다. 1, 2권으로 나뉘어 소설의 길이도 상당하다. 그런데 지루하지 않다. 4세대에 걸친 재일조선인(자이니치)의 삶에 대한 서사적인 이야기라 자칫 지루할 수 있는데, 이야기의 전개가 빨라서인지 1910년부터 1989년까지의 이야기가 늘어지지 않고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만든다. “역사가 우리를 망쳐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이 문장으로 소설은 시작한다. 강렬하다. 선자(or 순자)네 가족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닌 어떻게든 내 가족, 내 자식을 살려야하고 그래서 내가 살아남아야 하는 그 시대 우리 민족, 일본으로 건너간 재일조선인들이 모두 가슴속에 품었던 말이 아닐까. 부산의 영도 바닷가. 가난한 집 막내딸 양진은 나이도 많고, 언청이에다 한쪽 발도 뒤틀린 기.. 2021. 4. 24.
[추천도서] 더 좀비스를 만나 새롭게 태어나는 전형적인 소시민 아저씨의 변화상 - 플라이 대디 플라이 Fly, Daddy, Fly (가네시로 가즈키) 이번엔 ‘더 좀비스’들만의 모험은 아니다. 『Revolution No.3』에 이어 ‘더 좀비스’의 두 번째 시리즈물이다. 제목에서도 느껴지듯이 평범한 샐러리맨 스즈키 하지메. 정해진 일과에 맞춰 지극히 평범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스즈키에게 유일한 특별함이자 소중한 존재는 아내와 딸이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일상을 깨트리는 일이 벌어진다. 명문고인 세이와 여고에 다니고 유명 프로덕션에 스카우트될 정도로 예쁜 하나뿐인 소중한 딸 하루카가 유명한 부모님을 둔 권투 선수인 이시하라에게 폭행을 당해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그 병원에서 아무런 뉘우침도 없이 경멸스런 표정을 남기는 이시하라를 보고도 그 어떤 일도 할 수 없었던 스즈키. 너무나 절망에 빠진 스즈키는 부엌칼을 들고 이시하라의 학교를 찾아가게 된다. .. 2021. 4. 17.
[추천도서]더좀비스의 시작을 알리다 - Revolution No.3 레볼루션 넘버 3 (가네시로 가즈키) ‘나’와 내 친구들은 유명 고등학교들만 모여 있는 신주쿠 구에 유일하게 자리 잡은 삼류 남자고등학교에 다닌다. 이 책은 그런 우리들의 모험담이다. “놈들은 이웃사촌인 우리를 '좀비'라고 부른다. 내가 들은 바에 따르면 '좀비'라는 별명의 유래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한 가지는 우리 학교의 평균 학력이 뇌사 판정에 버금가는 혈압 수준밖에 안 된다는 것. 요컨대 뇌사 상태인 우리는 학력사회에서 ‘살아있는 시체’에 가까운 존재라는 의미일 것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이쪽은 내 마음에 쏙 든다. '죽여도 죽을 것 같지 않아서' 시각을 바꿔 생각하면 우리는 영웅에게 없어서는 안 될 자질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예를 들면, '레이더스'의 인디아나 존스, '다이 하드'의 존 맥클레인처럼.” ‘더 좀비스’ 시리즈물.. 2021. 4. 15.
[추천도서] - 이제는 더 이상 나를 좁은 곳에다 쳐박지 마. 나는 나야 - Go (가네시로 가즈키) “이쯤에서 미리 밝혀두겠는데, 이 소설은 나의 연애를 다룬 것이다. 그 연애는 공산주의니 민주주의니 자본주의니 평화주의니 귀족주의니 채식주의니 하는 모든 '주의'에 연연하지 않는다.” 이렇게 책이 시작한다. 물론 주인공 스기하라의 연애 이야기이지만 『Go』는 재일 한국인 스기하라가 겪는 재일 한국인으로서의 삶을 이야기한다. 스기하라는 복서 출신의 조총련 소속 아버지에게서 태어나 중학교까지는 조총련 소속의 ‘민족 학교’에 다닌다. 그러다가 아버지가 하와이에 가기 위해 국적을 ‘한국’으로 바꾸자, 스기하라도 ‘더 넓은 세계를 보기 위해’ 일본고등학교에 진학한다. 민족 학교에서의 친구 정일, 야쿠자의 아들인 ‘가토’를 제외하면 친구도 없고 학교에서 말 걸어주는 이도 없지만, 아버지에게 복싱을 배운 덕에 주먹 .. 2021.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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