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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추천14

[추천도서] 어디에도 속하지 못했던 재일동포들의 분노와 슬픔 - 파친코(이민진) 구상부터 탈고까지 무려 30년이 걸렸다고 한다. 1, 2권으로 나뉘어 소설의 길이도 상당하다. 그런데 지루하지 않다. 4세대에 걸친 재일조선인(자이니치)의 삶에 대한 서사적인 이야기라 자칫 지루할 수 있는데, 이야기의 전개가 빨라서인지 1910년부터 1989년까지의 이야기가 늘어지지 않고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만든다. “역사가 우리를 망쳐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이 문장으로 소설은 시작한다. 강렬하다. 선자(or 순자)네 가족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닌 어떻게든 내 가족, 내 자식을 살려야하고 그래서 내가 살아남아야 하는 그 시대 우리 민족, 일본으로 건너간 재일조선인들이 모두 가슴속에 품었던 말이 아닐까. 부산의 영도 바닷가. 가난한 집 막내딸 양진은 나이도 많고, 언청이에다 한쪽 발도 뒤틀린 기.. 2021. 4. 24.
[추천도서] - 이제는 더 이상 나를 좁은 곳에다 쳐박지 마. 나는 나야 - Go (가네시로 가즈키) “이쯤에서 미리 밝혀두겠는데, 이 소설은 나의 연애를 다룬 것이다. 그 연애는 공산주의니 민주주의니 자본주의니 평화주의니 귀족주의니 채식주의니 하는 모든 '주의'에 연연하지 않는다.” 이렇게 책이 시작한다. 물론 주인공 스기하라의 연애 이야기이지만 『Go』는 재일 한국인 스기하라가 겪는 재일 한국인으로서의 삶을 이야기한다. 스기하라는 복서 출신의 조총련 소속 아버지에게서 태어나 중학교까지는 조총련 소속의 ‘민족 학교’에 다닌다. 그러다가 아버지가 하와이에 가기 위해 국적을 ‘한국’으로 바꾸자, 스기하라도 ‘더 넓은 세계를 보기 위해’ 일본고등학교에 진학한다. 민족 학교에서의 친구 정일, 야쿠자의 아들인 ‘가토’를 제외하면 친구도 없고 학교에서 말 걸어주는 이도 없지만, 아버지에게 복싱을 배운 덕에 주먹 .. 2021.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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