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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도서] 우리는 문학을 사랑하는 마지막 세대였습니다 -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 소녀 ( 다이 시지에 )

by 책연필씨 2021.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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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문화대혁명기

마오쩌둥 사상을 찬양하고, 전통적인 중국의 유교문화를 낡은 문화로 규정 일소하기 위한 대대적인 대중운동으로

이 과정에서 학교를 폐쇄하고 모든 전통적인 가치와 부르주아적인 것을 공격하였다.  

그리고 이 작품은 그 시기 작가의 실제 경험을 적은 자전적 소설이다.

 

 

 

이제 갓 중학교를 졸업한  ‘뤄’는 의사 부부의 아들-부르주아 집안-이라는 이유로, '재교육'을 받으러 '하늘긴꼬리닭'의 산간벽지로 추방된다.

재교육은 문화혁명기 계급투쟁의 일환으로 학생을 가난한 농부에게 교육을 받게 하는 것이었고 그리하여 그곳에서 힘든 농사일에 탄광 일까지 마을 사람들의 감시 하에 지내게 되는 중 타고난 이야기꾼 덕에 걸어서 이틀 걸리는 읍내 마을에 하나 있는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다시 마을 사람들에게 전달해주는 일을 하게 된다. 그러다 옆 마을의 안경잡이를 만나러 갔다가 우연히 그의 가방에서 외국 작가의 소설책을 발견하고부터 이야기는 새로운 전환점으로 치닫는다.

모든 문학책들이 금서로 지정되었던 그 시절.

두 아이는 책 속의 세계로 미친 듯이 빠져들게 된다. 죽을듯한 피곤함과 정신적 괴로움에서도 비로소 희망이 보이게 된 것이다. 

 

 

발자크의 소설을 처음 읽고서, 새로운 세상을 알게 된 것은 비단 두 소년 뿐만이 아니었다. 

뤄는 마을에서 가장 예쁜 바느질하는 소녀와의 사랑을 꿈꾸며 그녀에게 발자크의 소설을 읽어주기로 결심했다. 산골 시골마을에 살지만 글도 읽을 줄 알고, 도시 젊은이들과의 이야기에도 관심이 많은 바느질 처녀는 그것을 접하고 조용하지만 실행력 있게, 가장 큰 변화를 맞이하게된다.

 

 

아직 청춘의 혼돈상태에 빠져 있는 열아홉의 숫총각이 애국주의, 공산주의, 이데올로기와 정치운동에 관한 혁명적 장광설밖에 모른다고 생각해보라. 그런데 갑자기 그 작은 책은 침입자처럼 나에게 욕망과 열정과 충동과 사랑에 눈을 뜨라고 말하면서, 그때까지 고지식한 벙어리에 지나지 않던 내게 세상에서 벌어지는 온갖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마오쩌둥 집권하의 문화대혁명기. 훗날 당·국가·인민에게 가장 심한 좌절과 손실을 가져다준 마오쩌둥의 극좌적 오류로 기록되며 전문화적 중국 역사 최악의 침체기로 알고 있던 그 문화혁명 당시 고생한 작가의 자전적인 소설이라 딱딱하거나 무거울 거라 생각했는데 예상 밖으로 그렇지 않았다. 젊은 소년의 입장에서 서술해나가는 이야기라 그런지 어둡다기보다는 동화처럼 장난기나 엉뚱함도 느껴지고 풋풋한 사랑 이야기도 전해져 거리감 없이 재미있고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이 글 자체도 그 당시의 상황을 비난하며 썼다기보다는, 그 고통을 익살과 해학으로 극복하려는 작가의 의도가 감겨있고, 문학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고 또 젊은이들에게 문학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는 문학을 사랑하는 마지막 세대였습니다.” 작가의 말이다.

문학을 그리고 책을 사랑하는 낭만이 있던 시대에 대한 향수.

 

 

 

 

한 권의 책에 의해 인생이 바뀐 바느질 소녀는 소설 속 여주인공과 도시 생활을 한없이 동경하며 길게 땋아 묶던 머리를 단발머리로 만들고 남성복 스타일의 재킷을 입고 테니스 운동화를 신고 대도시로 떠난다. 

그녀는 과연 어떤 삶을 살았을까?  문득 그녀를 만나고 싶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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