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장엄동해출朝光莊嚴東海出(장엄한 아침빛이 동해 바다에서 떠오르고)
야경적정해중월夜景寂靜海中月(고요한 야경 가운데 바다 위에 달이 떠있네)
일출과 일몰의 아름다움이 한곳에 표현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책과 여행, 그리고 캠핑을 사랑하는 책연필입니다.
여행을 하다, 감동을 주는 곳과 시간을 만납니다. 그 '순간의 감동'은, 오래 기억되고 기억되어, 더 이상 순간이 아니게 될 겁니다. 제게 있어, 그런 곳이 있기에,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떠오르는 해의 기운과, 저무는 해의 기운을 모두 만날 수 있는 곳, 그 영험함 때문인지 모를 기이한 산세의 모습에,
무릉도원이라 여겨질 만한 곳. 바로 해남 달마산의 도솔암입니다.
기온차가 큰 4월 초 이른 아침, 도솔암을 찾습니다. 0도의 기온에 제법 쌀쌀함을 느끼지만, 초입 연달래 분홍빛이
그래도 봄임을 자각케합니다.
송지면에서 내비게이션에 '도솔암'을 치고, 구불구불한 산길을 차로 오릅니다. (약 7.5km, 15분)
차장 밖으로 언뜻 보이는, 바다와 산세가 멋지지만, 차를 멈추기에는 경사가 제법 있고, 길이 좁아, 멈추지 않고
주차장까지 오릅니다.
여행 TIP. 도솔암 주차장까지 오르는 길에서 멈추지 마세요.
더 멋진 풍경이 기다립니다.
그렇게 주차장에 오르니, 몇 대의 차량이 주차되어 있습니다만, 비교적 이른 시간(6시 30분) 인지 주차 자리는 제법 여유가 있습니다. 그렇게 주차를 하고 올라온 방향을 봅니다. 멀리 진도 쪽 바다까지 펼쳐진 풍경에 가슴이 트입니다.
도솔암까지 800m라는 이정표를 보고, 신발끈을 동여맵니다.
여행 TIP. 도솔암까지의 800미터는 풍경을 감상하며, 여유를 즐기며 걸으면 30분 남짓의 시간이 걸립니다
아직은 푸른빛이 모자라, 삭막함도 느껴지지만, 고즈넉한 등산로가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어줍니다.
등산로가 오르락 내리막 펼쳐지지만, 그 경사가 비교적 완만하여, 힘들지 않고 걸을 수 있습니다.
한국의 장가계, 호남의 금강산
5분도 채 되지 않아 나타나는 깎아지른 듯 날카로운 기암절벽들. 그 기세가 등등하니, 중국의 장가계가 떠오릅니다.
호남의 금강산이라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니라 생각됩니다.
도솔암으로 가는 길에서 벗어나고픈 마음이 듭니다. 저 바위에 올라서면, 더 멋지고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질 것 같은 마음이 듭니다. 그렇긴 하더군요. 그 유혹에 선 곳에서 낭떠러지를 만납니다. 그 멋진 풍광이 펼쳐져 있지만, 오금이 저려 냉큼 뒤돌아섭니다. 개인적으로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여행에서는 저 길을 못 본 채 하셨으면 해요.
여행 TIP. 그냥 길로만 쭉 가세요. 무모한 도전을 하지 않아도, 결국에는 그 풍경 다 만날 수 있어요.
동쪽에서 오른 해가, 기암괴석들을 채색하기 시작하니, 온산의 색이 다채로워집니다.
여행TIP. 도솔암은 완도 쪽 남해바다와 진도 쪽 서해바다를 모두 조망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일출 직후와 일몰 직전에 여행하시면 부드러운 해의 빛으로 더욱 아름다운 풍경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기암괴석들이 공룡의 등뼈처럼 연이어 펼쳐져 멋진 풍경을 자아내는 길을 따라오길 20여분
드디어 좌우의 커다란 바위 사이로 도솔암이 살짝 얼굴을 내밉니다.
계단을 공들여 한 칸 한칸 올라가니, 아주 작은 앞마당에, 한 칸짜리 전각이 한채 있습니다.
이 호젓한 분위기에 신선이 노니는 게 당연할 것처럼 여겨집니다.
법당 안에서 절을 하면 삼 배이고, 밖으로 나와 저 자연의 불상 앞에 절을 하면 삼만 배라 하더니,
암자를 향해 경배하고 있는 듯한 바위들이, 불상처럼 보입니다.
여행 TIP. 당연한 말이지만, 삼성각을 꼭 가셔야 도솔암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습니다.
5분도 채 걸리지 않습니다. 꼭 가세요.
주차장에서, 불과 20여분을 걸었을 뿐인데, 그 정도 노고로, 받은 감동스러운 선물이 너무나 커 황송한 곳,
그곳이 도솔암입니다.
도솔암이 아니라면 이 말도 안 되게 아름다운 풍경을 보기 위해 , 많은 시간과 노력을 다해야 할 겁니다.
도솔암은 연로한 어르신들도, 아직은 어린아이들도,
미약한 힘을 들여, 거대하고 압도적일 만큼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는 정말 효율적인 해남 최고의 여행지라
이렇게 추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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