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에 출간된 기욤 뮈소의 신작 소설이다. 쉽게 읽히고 흥미로운 판타지적인(?) 전개가 맘에 들어 그동안 기욤 뮈소의 작품은 다 읽은 듯하다. 그러다 보니 어떤 면에서는 로맨스에 기반을 둔 이야기 전개가 비슷하게 여겨져 약간은 식상한 경향도 없잖아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최근 몇 년 사이에 출간된 책들은 약간의 변화된 스타일이 보였다.
이번 책 『인생은 소설이다』는 액자 구조의 소설이다. 이야기 속에 또 다른 이야기가 튀어 나오는..
플로라 콘웨이는 프란츠 카프카 상을 받은 유명 작가이다. 그러나 신비주의 콘셉트로 세 작품을 출판했지만 대중에게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그래서 딸 캐리와의 소소한 즐거움을 누리며 비밀스러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런 삶을 살 수 있었던 것은 유능한 편집자 팡틴 덕분이다. 플로라는 팡틴을 통해서만 작품을 출판하고, 대중과 소통한다.
사랑스러운 캐리는 엄마와의 숨바꼭질 놀이를 좋아한다. 그날도 집에서 숨바꼭질을 하던 플로라는 이상함을 느낀다. 집안 곳곳을 찾아봐도 캐리가 없는 것이었다. 모든 문은 안전하게 잠겨있고 나간 흔적도 전혀 없는데 캐리만 사라진 것이다. 패닉에 빠진 플로라는 경찰에 신고하고 작품 활동도 접은 채 집 안에만 있게 된다.
수사에 진척도 없는 6개월간 술에 취한 채, 캐리를 기다리며 집 안에만 있던 현실이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플로라는 누군가에게 조정당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현실을 저주하며 머리에 총구를 들이댄다.
그리고 갑자기 또 한 명의 비참한 작가가 등장한다. 로맹 오조르스키라는 유명 베스트셀러 작가이지만 아내의 계략에 배신당해 재산도 다 뺏기고 사람들에게 손가락질당하고, 거기에 사랑하는 아들 테오에 대한 양육권도 빼앗긴 비참한 상태이다. 로맹은 사랑하는 아들 테오를 자주 볼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힘든데, 도저히 해결해나갈 방법이 눈에 안 보이는 상황에서 머리에 총구를 겨눈 플로라 콘웨이가 있는 상황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알고 보니 플로라는 로맹이 쓰다가 멈춘 소설 속의 주인공이었다.
현실적인 문제로 소설 쓰기를 멈춰버린 로맹으로 인해 괴로운 상태의 플로라. 로맹이 소설을 계속 써서 캐리를 만나게만 해주면 된다고 설득하지만, 로맹은 자신의 현실도 버거워 거절한다. 비슷한 상황에 처한 두 사람. 로맹과 플로라는 현실과 소설을 오가며 캐리를 찾기 위해, 테오를 데려오기 위해 협력 아닌 협력을 해나가는데...
이렇게 이야기는 진행되며 소설 속 등장인물이 현실에 나오기도 하고, 소설의 작가가 자신의 글 속으로 들어가기도 하며 기욤 뮈소만의 시간과 장소 이동이 전개된다. 그리고 또 펼쳐지는 반전...
이 이야기는 끝까지 읽어봐야 한다.
이번 이야기는 기욤 뮈소가 자신만의 스타일에서 벗어나기 위해 뭔가 좀 더 노력을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거의 매년 책을 출간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테지만, 이미 인기 있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시도를 한다는 것은 참 대단한 일이다. 쉽게 읽히는 소설이라고 쉽게 쓸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또 다른 이야기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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