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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S 다이어리

[추천도서]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 매트 헤이그

by 책연필씨 2021.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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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로 결심하기 19년 전, 노라 시드는 베드퍼드에 있는 헤이즐딘 스쿨의 아늑하고 작은 도서관에 앉아 있었다. 노라는 낮은 테이블 앞에 앉아 체스판을 응시했다.

“얘, 노라, 미래가 걱정되는 건 당연해.” 도서관 사서인 엘름 부인이 햇빛을 받은 서리처럼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그러고는 첫수를 두었다. 흰 폰이 일렬로 반듯하게 늘어선 줄을 나이트가 훌쩍 뛰어넘었다. “물론 시험이 걱정될 거야. 하지만 넌 원하는 건 뭐든 될 수 있어, 노라. 그 모든 가능성을 생각해봐. 얼마나 신나니.”

“네. 그러네요.”

“넌 앞날이 창창해.”

“창창하죠.”

 

 

 

 

 

 

전국대회에 나가서 우승할 만큼 뛰어난 수영실력을 가졌던 노라.

음반회사와 계약 직전까지 갈만큼 음악 실력이 뛰어났던 노라.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빙하학자를 꿈구던 노라.

친구와 함께 고래를 관찰하며 살고 싶었던 노라.

 

 

 

 

 

그랬던 노라가 이제는 항우울제로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고 있다. 부모님도 돌아가시고, 하나뿐인 오빠와의 관계도 소원해지고, 소중한 고양이 볼츠마저 사고로 죽게 된다. 그리고 그나마 일하던 시골의 작은 악기점에서도 잘리게 된 날, 노라는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약을 먹는다. 그리고 만나게 되는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삶과 죽음 사이에는 도서관이 있단다.” 그녀가 말했다. “그 도서관에는 서가가 끝없이 이어져 있어. 거기 꽂힌 책에는 네가 살 수도 있었던 삶을 살아볼 기회가 담겨 있지. 네가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떻게 달라졌을지 볼 수 있는 기회인 거야……. 후회하는 일을 되돌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하나라도 다른 선택을 해보겠니?”

 

 

이렇게 해서 노라는 자신이 살아보지 않았던 삶, 가슴속에 후회를 안고 있었던 삶들을 살아보게 된다. 그동안의 잘못된 선택을 되돌린다면 과연 후회하지 않고 살 수 있을까?

 

 

 

 

 

 

“삶에는 어떤 패턴이 … 리듬이 있어요. 한 삶에만 갇혀 있는 동안에는 슬픔이나 비극 혹은 실패나 두려움이 그 삶을 산 결과라고 생각하기 쉽죠. 그런 것들은 단순히 삶의 부산물일 뿐인데 우리는 그게 특정한 방식으로 살았기 때문에 생겨났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슬픔이 없는 삶은 없다는 걸 이해하면 사는 게 훨씬 쉬워질 거예요. 슬픔은 본질적으로 행복의 일부라는 사실도요. 슬픔 없이 행복을 얻을 수는 없어요. 물론 사람마다 그 정도와 양이 다르긴 하겠죠. 하지만 영원히 순수한 행복에만 머물 수 있는 삶은 없어요. 그런 삶이 있다고 생각하면, 현재의 삶이 더 불행하게 느껴질 뿐이죠.”

 

 

 

 

 

이런 저런 삶에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며 노라는 조금씩 깨달음을 얻어간다.

 

 

“삶을 계속 경험하기 위해 각 삶의 모든 면을 다 즐길 필요는 없었다. 그저 어딘가에 즐길 수 있는 삶이 존재한다는 사실만 포기하지 않으면 된다. 마찬가지로 삶을 즐긴다고 해서 그 삶을 계속 산다는 뜻도 아니다. 더 나은 삶을 상상할 수 없을 때만 영원히 그 삶을 살게 된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더 많은 삶을 살아볼수록 더 나은 삶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버리기 힘들다. 새로운 삶을 맛볼 때마다 상상력의 한계가 조금씩 넓어지기 때문이다.”

 

 

어떤 삶을 살아도 만족스러울 수만은 없다. 노라는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알아간다.

 

 

“사귀지 않은 친구들, 하지 않는 일, 결혼하지 않은 배우자, 낳지 않은 자녀를 그리워하는 데는 아무 노력도 필요 없다. 다른 사람의 눈을 통해 날보고, 그들이 원하는 온갖 다른 모습이 내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건 어렵지 않다. 후회하고 계속 후회하고 시간이 바닥날 때까지 한도 끝도 없이 후회하기는 쉽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살지 못해서 아쉬워하는 삶이 아니다. 후회 그 자체다. 바로 이 후회가 우리를 쪼글쪼글 시들게 하고,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을 원수처럼 느껴지게 한다.

또 다른 삶을 사는 우리가 지금의 나보다 더 나을지 나쁠지는 알 수 없다. 우리가 살지 못한 삶들이 진행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우리의 삶도 진행되고 있으며 우리는 거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과거로 돌아간다면, 그때로 돌아간다면... 이라는 생각은 누구나 한번쯤 해보지 않았을까? 정말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과연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까? 후회를 되돌린다고 내가 바라던 삶이 펼쳐질까? 또 다른 후회를 남기지는 않을까?

 

작가는 노라의 경험을 통해 이렇게 말한다.

 

 

 

 

 

'모든 삶에는 수백만 개의 결정이 수반된다. 중요한 결정도 있고, 사소한 결정도 있다. 하지만 둘 중 하나를 선택할 때마다 결과는 달라진다.'

 

지금 이 순간의 사소한 결정에도 모든 것은 달라진다. 가보지 않았기에 기대되는 삶에도 후회는 있을 것이다. 어떤 삶을 살아도 완전하지는 않다.

그렇다면 지금 현재의 삶도 더 나은 삶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지금부터라도 하루하루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하도록 노력한다면...

 

TV 프로그램에서 방탄소년단이 이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이 보여졌다고 한다. 좀 뻔한 이야기인데 베스트셀러 소설자리 1위를 차지해서 좀 의아했는데, 아무래도 방탄소년단의 영향이 좀 있지 않았을까..생각해 본다. 그래도 같은 책을 읽었다고 하니 좀 흐뭇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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