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행시의 달인(?) 유병재의 삼행시집이다.
이전 작품 『블랙코미디』를 꽤 괜찮게 읽었기에, 이번에도 냉큼 집어 들었다. 사람에 따라 마음에 들어 할 수도, 기대보다 못하다는 평을 내릴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기발함과 재치는 대단한 것 같다.
짧은 시간 가볍게 읽어볼 수 있는 책이다. 몇 가지만 소개해본다.
유 명을 달리할 때까지
병 들고 늙어서도
재 미를 탐구하고 싶습니다.
말 이 시집이지,
장 난도 아니고
난 그런 거 못 써요.
응 , 너
원 하는 대로 해.
고 생으로 꽉 찬 하루
양 아치 틈바구니 속에서도
집에 갈 땐 웃는 거
이 거 다 네 덕이야.
우 리 아무리 도와주고 싶어도
울 지 말라고는 하지 말자.
소 박한 꿈 하나,
심 한 말 듣지 않기.
걱 정해서 뭐하겠어.
정 답도 없는데.
지 폐들이
갑 자기 사라지는 곳.
후 지게 산 건
회 복이 안 된다.
에필로그도 인상적이었다.
작 은 바람,
가 능한 한 단 한 사람에게 단 한 줄이라도
의 미 있는 글이 되었다면
말 할 수 없이 행복할 거예요.
말 초적인 글들만 남은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듭니다.
장 담컨대 전 언젠가 이 책에 쓴 글과는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 거예요.
책을 배곡히 채운 자극적인 단어에 한없이 부끄럽지만
난 감해할 미래의 저에게 넌 그저 누군가의
감정 대리인일 뿐이라는 면죄부를 줘봅니다.
말 이 또 길어지네요.
장 구 치고 북 치고 하다 보니
이 책을 왜 썼는지 흐릿하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
난 간 끝에 아슬아슬 매달려 있을 분들에게
난간의 다른 쪽 끝에서 이 책을 보냅니다.
단 하나 분에게라도 어설픈 위로보단
단순한 응원으로 남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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