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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도서] 나의 무죄를 밝혀 줄 단 한 사람, '여신'을 찾아라! - 눈보라 체이스 (히가시노 게이고)

by 책연필씨 2021.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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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겨울이 가혹한 현실로 자리 잡을 때쯤이면, 그때가 언제가 되었든 꼭 생각나고야 마는  작품이 있다.

설산을 배경으로 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연작 '설산 시리즈'가 그것이다.

 

 

“다쓰미는 속도를 늦추는 일 없이 뛰어들었다. 풍성한 눈이 그의 스노보드를 부드럽게 받아들였다. 그대로 중력에 몸을 맡기고 타고 내려간다. 마치 손오공의 근두운을 탄 듯 부유감과 질주감이 있었다. 눈, 눈, 눈, 바람, 바람, 바람. 친구들과 함께였다면 틀림없이 포효를 내질렀을 것이다. 이러니 스노보드는 그만둘 수 없다. 파우더 런은 그야말로 최고다.”

 

동계스포츠 마니아로 잘 알려진 그가 묘사하는 스키장의 풍경, 또 구체적인 스키 또는 스노보드 기술 서술, 현재 눈의 상태 표현 등은 읽는 순간 눈앞에 그려질 수 있도록 자세하고 생동감이 넘친다. 스노보드의 속도감과 스릴, 또 그 속에서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설산 시리즈가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그 이유일 것이다.

 

 

 

 

<백은의 잭> <질풍론도> 그리고 세 번째 작품 <눈보라 체이스>

 

이 작품은 제목 그대로 눈보라에서 질주하는 스노보드를 닮았다. 속도감 있게, 또 가볍게 경쾌하고 유쾌한 속 시원한 질주. 비록 이 겨울이 매섭지만 설원에서 펼쳐지는 쫓고 피하는 스릴 넘치고, 그 끝이 아쉬울 정도로 재미있는 추격전에 한번 가담해보는 건 어떠한가.

 

 

나의 무죄를 밝혀 줄 단 한 사람, '여신'이 남긴 말 “내 홈그라운드는 사토자와야!”

 

곧 취업을 앞둔, 스노보드를 좋아하는 평범한 대학생 와키사카 다쓰미는 취업 전 마지막 겨울을 원 없이 불태우기 위해 니기타의 한 스키장을 찾았다. 하지만 도쿄로 돌아와 보니 다쓰미는 살인 용의자로 몰려 경찰들이 집을 에워싸고 있었으니, 모든 증거와 상황이 다쓰미를 범인이라고 몰아가는 이 상황, 알리바이를 증명해 줄 스키장에서 우연히 만난 스노보드 ‘여신’을 찾아야 한다. 그리하여 다쓰미는 친구인 나미카와와 사토자와 온천 스키장으로 향하는데..

과연 그들은 드넓은 스키장에서 단 한번 만난 ‘여신’을 찾을 수 있을까

 

 

 

"자 함께 달려봅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에 열광하는 이들은 하나같이 말한다. "시작하면 손에 놓을 수가 없어요."

 

 

그렇다.

이 작품은 제목에서도 이미 드러나듯, 한번 시작하면 멈출 때까지 달려야만 한다. 히가시노 게이고스러움이 물씬 풍긴다. 제목에서 대놓고 나 달릴게요 말하는 모양새다. 이미 추리소설 작가로서의 역량을 인정받은 최고의 작가 아닌가. 그가 제목을 통해 대놓고 외치고 있는 것이다 " 자 달려봅시다." 이러니 어찌 재미있지 않을쏘냐

그러나, 이 작품 경쾌하다. 우당탕탕 소동이 유쾌하다.

미스터리 스릴러 추리소설의 거장의 작품. 살인 용의자로서 자신의 무고함을 증명해줄 수 있는 유일한 증인,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그 여신의 흔적을 뒤쫓는 필사적인 과정!

인데도

경쾌하고 유쾌하다. 어리바리까지 한 주인공 일행들의 추격전에 웃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추리 소설이다 보니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과정이 기본적인 뼈대를 이루지만, 그 과정에서의 일어나는 좌충우돌 에피소드 살들이 훨씬 많다. 그래서 경쾌하고 유쾌하고 흥미롭고 가볍다.

사족이지만,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애정하는 한 독자로서 그의 여러 소설들 속에 연결되어 있는 인물들이 또 등장하면 그렇게도 반갑다. 마치 내가 아는 지인을 우연히 만난 것 마냥 웃음이 나온다. 이 소설에서도 '네즈'나 '치아키' 등 반가운 그 이름들이 나온다. 이 또한 작가의 작품 세계를 좋아할 수 있는 동기겠지.

 

걱정 마 다쓰미 우리는 다 안단다.

 

어리바리하지만 유쾌한 청춘들이 자신 결백을 밝혀가는 독자와의 동행.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 작품은 범인이 누구냐를 추적하는 전형적인 추리소설이 아니다. 읽다 보면 아이러니하게 진범이 누군지는 중요하지 않게 된다. 살인 용의자이지만 독자들 그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 다쓰미와 그의 친구들, 그리고 살인 용의자를 체포하여 공을 세우려는 욕심에 찬 경찰들, 마을이 오명을 쓸까 두려워 사건 해결에 적극 나서는 마을 주민들, 그리고 미스터리 한 증인. 이들 각자의 사정, 이들 사이에 얽히고설킨 이야기가 충분히 풍요롭고 재미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독서에 대한 마음의 부담이 있는 사람들에게 적극 권한다. 이 작품은 완독의 필수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 눈을 깜빡이기조차 아까울 정도의 재미는 독서 초보자들이 독서의 편견을 깰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읽고 권해주시라. 그리하면 그들이 또 물을 것이다. 다른 책 또 추천해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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