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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S 다이어리

[추천도서] 더 좀비스와 오카모토의 활약 - SPEED 스피드 (가네시로 가즈키)

by 책연필씨 2021.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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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좀비스시리즈의 마지막 활약

 

Revolution No.0가 시리즈물의 마지막이긴 하지만 그건 초창기 더 좀비스의 탄생을 알려주는 이야기인지라, 실질적인 더 좀비스의 활동은 여기에서 마무리된다. 그래서 너무 아쉬웠다.

 

명문 세이와 여고에 다니는 오카모토는 어느날 자신의 가정교사로 일하던 아야코 언니의 자살 소식을 듣게 된다.(이 아야코의 자살은 가네시로 가즈키의 연애 소설에도 나온다.) 자살이 아닌 타살이라고 여긴 오카모토는, 이를 상의하기 위해 아야코 언니와 친했던 나카가와를 만나고 오는 길에 괴한의 습격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우리의 더 좀비스가 멋지게 오카모토를 구하며 이번 불의를 향한 모험이 시작된다.

 

이번엔 유명한 일류 대학 축제 위원장인 나카가와를 통한 대학 비리를 파헤친다. 작은 사회라고 말하는 대학 내에서 일어나는 갖은 비리, 알면서도 뭐 어쩌겠냐며 그냥 방치하며 똑같은 사람들이 되어가는 대학생들. ‘더 좀비스와 오카모토, 그리고 아기는 아야코의 명예뿐 아니라 이러한 비리들을 아주 통쾌하고 신나게 해결해나간다.

 

이번 Speed는 모범생으로만 살아오던 오카모토가 더 좀비스를 만나 깨우쳐가며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들만큼 도약하고 질주하고자하는 마음으로 주변을 변화시켜갈 오카모토. 여자 더 좀비스를 보게 되면 어떨까?

 

 

 

“지금까지는 네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시스템이나 장치 같은 걸 그리 의식하지 않았을 거야.”

“그럼 안 돼?”

“안 될 건 없지. 다만, 매일 네가 시스템이나 장치 그 자체에 의문을 느끼거나 지겨움을 느낀다면 반드시 화를 내야 해. 이 정도였어, 라는 식으로 생각하지 말고.”

아직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데 아기가 보충설명을 했다.

“‘너는 머리가 좋으니까, 시스템이나 장치가 눈에 들어오면 금방 그걸 이용해 경쟁에서 다른 사람을 이길 방법을 발견해낼 거야. 이 정도였다, 하고 다른 사람의 행위에 차가운 웃음을 보내며 쉽게 살아갈 방법 같은 걸 찾아내겠지.”

“…… 내가 나카가와 같은 인간이 된다는 거야?”

차가 빨강 신호에 잡혀 멈추었다. 아기는 핸들에서 손을 떼고 나를 빤히 들여다보며 말했다.

“그게 아니라 지금 너는 머리로 생각하기보다 마음이나 혼 같은 걸로 느끼는 편이 좋다는 말을 하고 싶은 거야.”

“…….”

박순신이 말했다.

“어쨌든 당분간은 머리로는 이해가 가지만 가슴으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 있을 때 일단 싸워봐. 이 정도였어, 하면서 싸워보지도 않고 물러나는 건 할머니나 하는 짓이야.”

 

“빨간 신호였어. 못 봤어?”

나는 깜짝 놀라 물었다.

“알았어. 차도 사람도 없는데 왜 서 있어야 하지?”

“에?”

“룰이라서?”

“응”

“만일 그 신호를 누군가 조작했다면?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도록.”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어.”

“어떻게 단정할 수 있지?”

“........”

“원래부터 신호란 놈은 누군가 조작한 게 아닐까?”

“........”

“어쨌든 나는 내 머리로 생각하고, 눈으로 확인하고, 앞으로 나아가. 다른 차에 부딪힐 가능성도, 사람을 칠 가능성도 없다는 판단이 섰으니까. 그렇지만 대개 놈들은 그 장면에서도 신호가 파랑으로 바뀔 때까지 기다려. 그게 세상에서 말하는 상식이고, 백 퍼센트 안전을 보장받는 일이고, 또 신호를 무시한다고 누군가에게 비난받지 않을 테니까. 요컨대, 신호가 바뀔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 귀찮지 않고 편한 거야.”

차가 다시 빨간 신호를 받았다. 이번에는 사람도 있었고, 앞을 지나는 차도 있었다. 아기는 나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건 신호기가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무엇이야. 나카가와는 그 조작을 잘 알고 있어. 그렇지만 나와 미나가타, 순신, 가야노, 야마시타는 자신들의 눈과 머리로 올바르다고 판단하면 빨간 신호라도 그냥 건너. 너는 어떡할 거야?”

 

“오카모토는 올바른 일을 하려고 하잖아? 우리는 아직 어떻게 하면 세계를 바로잡을 수 있는지 방법은 모르지만. 일단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면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볼 생각이야. 영문을 알 수 없는 힘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어. 그것 때문에 험한 꼴을 당해도 좋아. 부서진 세계 속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있는 것보다는 나을테니까.”

 

 

 

더 좀비스의 가치관을 느낄 수 있는 글들이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찌질한 고등학교 학생들이지만, 정의로움을 아는 아이들. 그로 인해 세상을 조금은 바꿀 수 있는 아이들. 만화처럼 읽히고, 만화 같은 이야기지만 읽는 동안 통쾌하고 유쾌했다. ‘더 좀비스가 실제 세상에서도 조용히 활약을 하고 있었으면..하고 마음속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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